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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899화   

주방에 있는 여자는 매우 현모양처 같아 보였다. 그녀는 바쁘게 요리를 하면서, 옆에는 유리가 꼬리처럼 따라다녔다. “윤희 이모, 엄마가 먹고 싶다던 새우찜은 다 된 거예요? 저 지금 딱 하나만 먹고 싶어요.”

  “하하.” 고윤희는 웃었다. “지금은 조금 뜨거워서 식힌 다음에 껍질 까줄게, 어때?”

  신유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. “알겠어요, 아줌마.”

  고윤희는 바로 신유리를 위해 껍질을 깐 뒤, 작은 접시 위에 식혔고, 1분 뒤에 다시 새우를 들어서 조심스럽게 신유리 입 안에 넣어주었다.

  꼬마 아가씨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.

  고윤희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.

  거실 안, 두 남자는 이 모습을 보면서, 부소경은 웃었다.

  그러나 구경민은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한 표정이었다.

  그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가?

  그는 원했다.

  하지만 그는 고윤희와의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.

  왜냐면 그는 고윤희에게 상처 주기 싫었다.

  마음 속 깊이 그는 아직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.

  한 시간도 안 지나서 고윤희는 책상을 꽉 채운 요리들을 준비했다.

  이 식탁 위에 요리들은 신세희와 친구들이 밖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어 보였다.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구경민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.

  신세희와 신유리가 앞에서 보고 있어도 구경민은 내숭을 떨지 않고 많이 먹었다.

  구경민이 우걱우걱 먹는 걸 보고 신유리도 많이 먹었다.

  이 저녁 식사를 구경민은 최후의 만찬이라고 말했다.

  부소경은 구경민의 머리를 때렸다. “나 내일 가성섬 가는데, 그런 재수없는 얘기 좀 안 하면 안돼?”

  구경민은 웃었다. “소경아, 네가 언제부터 미신 같은 걸 믿었다고 그래? 예전에 너는,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았잖아.”

  예전에 부소경은 하늘도 땅도 무서워하지 않았지만, 지금은 신세희와 신유리가 있으니 그는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졌다.

  이 날 저녁, 구경민과 고윤희 두 사람은 이곳에서 밥을 먹고, 또 서로 여러가지 사항들을 당부한 뒤 그제서야 이곳을 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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